posted by Ancco 2012. 11. 13. 22:36

 

 

 

일본추리소설

일본 소설 팬들 중에는 추리소설 팬들이 참 많다. 미야베미유키를 시작해서 히가시노게이고, 온다리쿠 등 국내에도 큰 팬덤이 있는 작가들 모두 추리소설 작가이다. 일본 추리소설만의 차별성 때문에 '일본추리소설팬'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추리소설 장르의 발전 단계는 '누가 범인인가'에서 시작해서 '어떻게 했는가'를 거쳐 '왜 그랬는가'의 삼단계라고 한다. '왜 그랬는가'는 가장 고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일본추리소설의 대부분은 '왜 그랬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왜'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치정 살인일 수도 있고 금전문제일수도 있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복수일수도 있다. 일본의 추리소설에서 주로 다뤄지는 '왜'는 특히 사회적문제에서 소재를 많이 가져온다. 사실 사회적문제는 모든 '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치정도 금전도 아버지도 모두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목적론적인 '왜'가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갔길래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가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 초 국내에서 영화로 개봉 된 '화차'의 원작 소설이 일본의 추리소설 '화차'이다. 영화의 감독인 변영주가 원작가인 미야베미유키의 엄청난 팬이다. 나도 TV에서 변영주감독이 '미미언니'에 대해서 찬양하는 걸 보고 호기심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변영주감독이 영화 각색을 맡았다고 했을 때 참 많이 걱정했지만 또 그만큼 신뢰했다. 변영주라면 화차를 소중히 다룰테니까.

화차는 90년대 초반 일본 여성이 카드빚 때문에 저지르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의 90년대는 '버블경제'라는 말로 대변된다. 소비지상주의경제였다. IMF직전의 우리나라의 모습이었다. 그로인해서 사람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소설에서 묘사되어 있다. 미유키는 여러 작품들 안에서 인명이나 지명이나 회사명을 돌려쓴다. 이런 걸 '발자크적'이라고 한다고 한다. 발자크가 처음 이런 수법을 썼다고 한다. 이름만 돌려 쓰는 게 아니라 소재도 항상 맞닿아 있다. 박완서의 소설 저변에 항상 6.25가 있는 것 처럼.

그런 미유키는 자신을 '마쓰모토세이초의 장녀'라고 자청한다. 당연히 친부녀지간은 아니다. 문학적으로 장녀라는 뜻이다. 미유키 소설의 원류는 세이초라는 뜻이다.

 

마쓰모토세이초

일본에서 사회파추리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 한 것이 마쓰모토세이초였다. 그는 일종의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저학력, 빈곤출신, 과년에 등단... 수많은 핸디캡을 딛고 장르의 선구자가 되었다. 그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오히려 그것들 덕분에 더욱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는 존잘이었다. 사기캐였다.

진짜 사기꾼이라는 오해도 받아서 대필작가를 두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왜냐하면 그는 마흔에 등단해서 공개한 작품이 1000여편이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오해도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는 정말 그 모든 작품을 자신이 썼던 것이다. 그동안 참아왔던 욕구를 토해내듯이.

그는 초졸이었지만 학구열은 여느 교수 못지 않아서 다방면에 학문적으로 호기심이 끊임없었다고 한다. 특히 역사를 좋아해서 끈질기게 조사해고 연구했다고 한다. 깐깐한 학자들에게도 일부 연구 결과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끈질기게 조사하고 연구하는 습관은 작품에서 그대로 배어나온다. 그는 작품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냥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만'이 아니라 '이런 정황상 이렇게 생각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증거를 잡고싶었던 것 같다.

고쿠라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고쿠라는 세이초의 연고지이다. 후쿠오카에서 한달간 연수 중이었을 때였는데, 원래 고쿠라에 여행 갈 계획도, 세이초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선배가 가자고 그래서 따라갔는데 그 때부터 세이초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오... 장난아니다...'라는 생각. 난 고쿠라의 세이초기념관에 갔었다.

기념관에는 여러가지 박물이 있고 그의 작업실을 통째로 옮긴 전시관도 있다. 어떤 표현을 빌자면 그 작업실은 '마치 세이초가 글 쓰다가 잠깐 화장실 간 것 같은' 상태였다. 정말 그대로 옮겨놓았다. 그렇게 디테일하게 보존할만한 작가라는 반증이 아닐까?

 

사회파추리소설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패전 직후의 시대였다. 우리 나라가 일제치하에 있었던 것이 통한스럽듯, 일본인에게도 미군정 치하에 있었다는 게 통한스러운 모양이다. 역지사지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그 시대에 연합군 아니 미군에 의해서 서민들이 유린당하는 현실은 유린당하던 조선사람들과 다름없었던 것 같다.

세이초는 전쟁을 일으킨 정치인과 재벌 뿐만 아니라 무지랭이 서민들까지도 고통받는 현실에 대해서 고발하고자 했다. 그는 끈질긴 호기심과 탐구력으로 자료를 모았고 그것을 토대로 픽션을 쓰기 시작했다.

난 사실 세이초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것을 몇 편 봤는데, 최근에는 제로포커스를 보았다. 시대는 전쟁 직후이고 소재는 우리 표현으로는 '양공주'인 여자들이었다. 한 여자로써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잔혹한 것일 수 밖에 없다. 몸을 파는 여자라고 해서 비정상적으로 음탕하거나 부도덕한 사람들인 것도 아니다. 남들과 같은데 왜 '양공주'가 될 수 밖에 없었나, '양공주'의 몸을 산 '그들'은 어떤자들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말라'는 조로 범인들을 싸고도는 것도 아니다. 화차에서 그렇듯 세이초의 소설에서도 죄인들은 응보를 받는다. 다만 부조리한 사회만 남아서 반복된다.

 

GHQ

'일본의 검은 안개'를 읽다보면 점점 드는 생각이 있다. 갖다붙이기 아냐? 이거 순 음모론 밖에 안되는거 아냐? 정말 이런 의심이 들 만큼 GHQ가 연관되어있는 사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패전국인 일본을 굴복시키기 위해서 '임시정부' 노릇을 했던 GHQ가 관련된 사건들은 여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정부 관련 사건들과 다름없다. 그러니까 정부가 일으키는 정치공작들을 일본에서 GHQ가 한 것이다. 냉전시대의 반공작전이 그 저변에 깔려있는 것도 관련이 있다.

제로포커스에서도 양공주들의 소비층이었던 미군들, 그래놓고 양공주들 단속한답시고 무차별 폭행단속을 하던 미군들. 세이초는 '패전국의 비애'가 아니라 '세상사의 부조리'를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극우주의자여서 '일본은 잘못한 게 없다. 다 오해다.'라고 하고자 하는 거였다면 작품에서 서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았을 것이고 사회비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논픽션

세이초는 소재로 쓸 자료들을 모으다보니 픽션이 아니라 실제 사건을 다루고 싶어졌다고 한다. 더욱 리얼하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검은 안개'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 사회의 미스테리한 사건들에 대해서 방대한 자료를 통해 파헤쳤다. 온다리쿠의 '유지니아'의 소재가 된 '제국은행사건'이나 우리나라의 6.25에 대한 글도 있다. 그것들을 모아서 출판 한 것이 '일본의 검은 안개'이고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나왔다.

일본의 검은 안개에서 유독 많이 나오는 단어는 '모략'이다. 사전에서 모략이란 "1. 계략이나 책략 2.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를 써 남을 해롭게 함. 또는 그런 일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6.25에 대해서도 '그들의 이상한 모략전쟁'이라고 했다. 모략을 하려면 모략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세이초는 거의 시종일관 모략꾼으로서 연합군사령부, GHQ(General Headquaters)를 지목한다. 다뤄진 사건들이 모두 미군정시대의 사건이라는 것도 그런 연관이 있다.

그런데 그가 끈질긴 관찰자였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정확한 관찰자는 아니었다. 그가 추리한 사건의 전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세이초의 논픽션 뿐만 아니라 모든 논픽션을 읽을 때에는 그것을 맹신해버리면 곤란하다. 맹신은 글을 쓴 작가도 바라지 않는 일일 것이다.

사건의 제 3자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모든 사실을 밝혀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전문 수사관들도 해결이 불가능한 사건들도 많다. 작가라고 해도 일반 시민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사건의 전모를 모두 들춰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논픽션을 읽을 때 작가가 유지하고있는 '의심하는 태도'를 독자도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검은 안개(상)

저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출판사
모비딕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일본 사회를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들!이 책은 마쓰모토 세이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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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검은 안개(하)

저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출판사
모비딕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일본 사회를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들!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마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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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포커스 (2010)

Zero Focus 
7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히로스에 료코, 나카타니 미키, 키무라 타에, 니시지마 히데토시, 카가 타케시
정보
미스터리, 드라마 | 일본 | 130 분 | 201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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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cco 2012. 10. 14. 15:44

 

 

유러피언드림. 앞으로 전 지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에 대해서 논하는 책이다.

제러미리프킨, 그 이름 혹시 들어본 적 없으신가요 다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나왔던 이름이다. 교과서에 실려있던 <육식의 종말>그는 <육식의 종말>을 통해 소가 소를 사료로 먹음으로 해서 생기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이른바 광우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로 인해 인류가 입는 재앙에 대해서 경고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리프킨은 유러피언드림을 제시하기 앞서 세계 최대강국인 미국의 아메리칸드림에 대해서 분석한다. 신대륙에 정착한 구세계인(유럽인)들이 갖고있던 선민의식, 자유에 대한 갈망, 계몽주의 등등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이 퇴색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미국인인 제러미리프킨이 유럽에 대한 칭찬일색이라 남의 떡이 더 맛있어 보이는 심리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도 이런 점을 인식했는지 맨 마지막에 살짝 유러피언드림의 단점을 언급하긴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유독 유럽발 뉴스들이 많이 눈과 귀에 들어온다. 이를테면

'탁구공만한 종양'... 프랑스 연구팀, GMO유해성 밝혀 (←클릭. 뉴스링크포함.)

이런 뉴스가 눈에 띄는 것이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 현재 유럽의 정서는 다원주의, 자연주의 등을 표방하여 인간은 물론 자연에도 해악을 끼치는 일을 지양하고 있다. 유전자변형 식품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아메리칸드림 진영에서는 유럽인들이 리스크부담을 꺼리는 모습을 우유부단한 겁쟁이라고 놀린다. 그리고 그들은 저돌적이고 용감하게 과학을 연구하고 자연과 기술을 개발한다. 신대륙 사람들은 치킨게(←클릭. 링크포함.)을 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미국의 과거와 미래를 오가 내용을 그린 백투더퓨쳐의 한 장면. 주인공 마티는 치킨(겁쟁이)라는 말을 들으면 갑자기 돌변하여 허세에 가까운 용기가 생긴다. 영화의 마지막 시리즈인 3편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불량배에게 치킨이라는 소리를 듣고 치킨게임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리프킨은 신대륙 사람들의 이런 저돌적이면서도 '순진'한 성공에 대한 믿음의 근원을 계몽주의에서 찾고있다. 혁명으로 격동의 시대를 보내고 있던 유럽에서 태동한 계몽주의가 신대륙으로 건너간 사람들에 의해서 꽃피운 것이다. 그 덕에 미국의 위상은 현재와 같고 영향력 또한 현재와 같다.

하지만 그 것은 이제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 처럼 보이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이 유러피언드림인 것이다.

 

중요한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유러피언드림 권말에 등장하는 말은 '공감'이다. 잠깐의 유행으로 그칠지도 모르지만 현재 한국에서도 '공감'이 약진하고 있다. 스토리텔링도 그 일환이다.

유러피언드림적인 세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인간 대 인간은 물론이요 인간 대 환경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방식으로써 '이해'도 유용할 수 있지만 더욱 강력한 것은 '공감'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도 유럽에서 나타나는 한가지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바로, 다문화 현상이다. 10여 년 전 부터 외국인 며느리들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결혼이주민들이 늘어났고 그 이 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되었다. 그로인해 혼혈 아동도 많이 늘어났으며 한국 내에서 외국 출신인들의 문화 행동단체가 생겨나고 있다. (예를들어 프랑스인마을, 독일인마을 등등..)

이런 현상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가슴아프게도 일련의 범죄들과 관련이 있다. 외국인들이 저지르는 범죄들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는 것이 실제로 범죄가 많아서인지, 대선철이라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문제가 공론화 되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범죄들로 인해 외국인들에 대한 혐오증 즉, 제노포비아(Xenophobia)가 만연 될 것이 우려된다.

유럽과 미국은 일찍이 다문화 사회를 형성했는데도 성숙하다고 할 만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자신들의 다문화 정책이 실패했음을 공언했다. 그만큼 다문화 정책은 어려운 문제다.

이런 점들을 포함해서 유러피언드림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러피언드림은 실제로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난, EU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이 그 한가지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2005에 씌어져, 현재의 정세로는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큰 맥락으로서는 맞아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노르웨이의 노벨상 위원회는 12일 유럽연합(EU)에 2012년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오랜 기간 동안 지역전체의 평화와 협동을 도모하는 움직임을 평가 한 것이다.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는 67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 연합으로 발족하여 냉전체제가 종식된 93년에 유럽연합조약이 발효되며 EU로 변모했다. 2000년 이후는 동유럽으로 확대하여 가맹국은 EU발족 때 12개국에서 28개국으로 늘어났다.
수상식은 12월 10일 오슬로 시청에서 행해지며 상금 800만 스웨덴크로나(약1억원)과 메달과 상장이 수여된다.
노벨 평화상은 그 해 2월 1일 까지 각국의 정부나 국회의원, 대학교수, 과거의 수상자 등 수 천 명이 추천한 후보들 중에서 노벨상위원 5명에 의해 선출된다. 후보자의 이름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231명의 개인 및 단체가 후보가 선정되었다.

<야후재팬 뉴스, http://news.nicovideo.jp/watch/nw3980>


그리스 재정 파탄이나 프랑스, 독일의 다문화정책 실패 선언 등 현재 유럽도 상황이 말이 아니다. 그 때문에 EU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새 냉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상이 부당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미 유러피언드림이 큰 물결이 되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유러피언 드림

저자
제러미 리프킨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6-0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고하며,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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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cco 2012. 9. 27. 22:04


집냄새, 옷냄새, 공원냄새, 인형냄새, 베개냄새.

고향냄새, 학교냄새, 골목냄새.

여름냄새, 가을냄새, 겨울냄새.

일본냄새, 로션냄새.


나의 추억들 중에서 냄새와 관련있는 것들은
대부분 서글픔과 관련이 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Ancco 2012. 9. 18. 17:12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는 이 전에 내가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의 북리뷰에서 소개했던 책이다.

독일의 대표 주간지 <슈피겔>의 편집자들의 지식에 대한 고찰들이 엮여져 있다.

 

 

 

 "당신이 아침에 읽은 트위터 한 줄은 진정한 지식이 아니다!"

 책의 표지에 당당하게 적혀 있는 문구이다.

 그럼 무엇이 지식인가. 책을 뒤집어보자.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어야 비로소 지식이 될 수 있다."

 라고 붉은 글씨로 적혀있다.

 

 지식에 대한 위의 두 발언은 놀라울 정도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미 일상에서 모든 개인이 몸소 검증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는 잘 모르던 사실이기도하다.

 

 

 

 좀 더 기억을 잘 하기 위해서 샀던 책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다른 표현으로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은 "정보의 연계와 반복"이었다. 그리고 이이야기를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에서도 표현을 바꿔가며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육심리학을 배우면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배웠던 부분은 인지심리학 파트였다. 거기서 나오는 비고츠키나 에릭슨의 이름을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도 만났을 때, 1년전에 했던 수업 내용들이 생각났다. 또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만난 시모니데스를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에서 또 만났을 때는 절친한 친구를 시내에서 우연히 만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가 높아졌다. 기억은 이런 것이다. 그리고 파편의 기억이 비로소 나의 지식이 되었다.

 

 

 

 기억력에 대해서 관심있는 사람들이 기억력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하다보면 꼭 나오는 인물이 있다. 토니부잔이다. 마인드맵의 창시자, 기억술의 대가, 수많은 시를 창작해낸 시인, 기억술 전도사. 그가 고안해낸 기억력 장치인 마인드맵은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기억과 지식에 대해서 깊은 통찰의 결과물임은 분명하다.

 

 새학년 새학기 첫 수업 때 교과서 목차부터 보자는 선생님들이 있다. 상급 학교나 수업에서도 목차부터 훓고 시작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목차와 마인드맵은 비슷하다. 체계화 되어있고 계열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토익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명도서 해커스노랭이 또한 비슷하다. 주제별로 단어들을 엮어놓았고 나중에는 주제와 연관지어서 단어의 뜻을 기억해 낼 수 있다.(단, 얼핏 주제와 상관없는 단어들도 많으므로 본인만의 계열화가 필요하다.)

 

 지식이 기억에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지식 또한 그렇다. 단순히 좋고 의미있는 말이라고 해도 그게 내 관심과 가치관과 인생에 관련이 있어야하고 또 나아가서는 사용되어야지 진정한 지식으로 굳혀 질 수 있다.

 

 좋은 칼럼들이 많이 올라오는 네이버캐스트에 보면 <오늘의 심리학>이라는 코너가 있다. 종종 창의력과 기억에 대한 칼럼들이 올라오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이야기들 대부분이 이미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와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내가 읽은 정보들이다. 다시 말해,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어야 비로소 지식이 될 수 있다."

 라는 뜻의 말이 또다른 표현으로 쓰여있다는 이야기다.

 

 

 

 지식이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는 것이 무엇일까.

 

 내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싶다. 내가 좋아하는 미드 <위기의주부들 시즌8>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다. Prosecutor(기소검사)이다. 다른 장(章)에서 Prosecute(기소하다)나 Accuse(고발하다, 혐의를 제기하다)나 Lawsuit(소송, 고소)와 같은 관련 표현이 나오면 저절로 Prosecutor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중에 드라마에서 재판 장면이 나오면 관련 단어들이 포도송이 처럼 생각나곤 한다.

 

 또 이런 경우도 있었다. 영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 혼혈왕자의 책을 읽던 해리가 "Binding is fragile"이라고 말 했을 때는 Fragile의 뜻을 몰랐지만 나중에 공항에서 내 수트케이스에 붙어있던 "FRAGILE"태그를 보았을 때에 영화의 그 장면이 떠오르면서 뜻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Vulnerable((~에) 취약한, 연약한(신체적・정서적으로 상처받기 쉬움을 나타냄)) 이라는 단어를 외울 때에는 그 밑에 (≒Fragile)이라고 써놓았다.

 

 

 

 여과, 연계, 이용, 발전 중 아직 발전까지는 못 간 것 같지만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외우고자 할 때에는 늘 여과해서 내 안의 무언가와 연계하려고 노력한다. 말 하자면 어딘가에 새로운 정보를 걸어 놓는 셈이다. 주로 그것들을 걸어놓는 곳은 내가 경험한 것들이다.

 

 시중에 쏟아져나오는 자기개발서들을 보면 떠오르는 책 속의 한 구절이 있다.

 "교육수준과 지혜는 연관성이 적습니다.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 지혜로운 답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능이 높은 사람들 중에 자기 가치관과 경험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07쪽의 대담에서 나오는 말이다. 자기계발서들이 똑같이 말 하는 것은 (저자들의 출신 분야들이 다름에도 불구하고)노력이다.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것 쯤은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보면 누구나 아는 사실들이다. 노력을 하지 않고 돈이 많은 사람들, 이를테면 재벌의 자식들은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예전엔 미처 몰랐지만 우리 엄마는 참 지혜로운 분이다. 가끔은 내가 아는 교수님들 보다 더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리 내가 교육을 받아도 엄마의 지혜는 따라 갈 수 없을 것 같다. 엄마는 난처한 상황에서 훌륭한 '기지(機智 : 경우에 따라 재치 있게 대응하는 지혜. )'를 발휘하셔서 우리 가족을 지켜내셨다.

 그런데 우리 엄마도 그 시대 대부분 여자들 처럼 고등학교 까지 밖에 공부를 하지 못하셨다. 하지만 엄마는 많은 일을 겪으셨고 그 때마다 엄마 나름의 지식을 쌓으셨을 것이다. 내가 엄마를 따라갈 수 없는 건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 갈 수 없는 것" 처럼 엄마보다 늘 뒤늦게 깨닫기 때문인 것 같다. 엄마는 내가 알 수 없는 것들을 이미 30년 전 부터 경험했기 때문이다.

 내가 SNS의 휘발성 강한 말이나 책 한장 더 읽었다고 해서 엄마 앞에서 잘난체 할 수 없는 이유다. 설령 잘난체를 한다고 해도 진짜로 더 잘나게 될 수는 없다.

 이것 또한 지식의 한 본질이 아닐까?

 

 

 

 

 

 

 

 

 

참고 : 네이버캐스트

<어떻게 하면 기억을 잘할 수 있을까?>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5589

<기억술의 비밀>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2276&category_type=series

<지식효과>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1350&category_type=series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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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화되고 우리 삶에 반영되는 것만이, 진정한 지식이다!인터넷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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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

저자
조슈아 포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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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 | 2011-08-12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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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되었을까?보통의 두뇌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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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cco 2012. 9. 12. 04:54

"한국은(우리나라, 이 나라, 대한민국)..."로
시작하는 부정적인 말들의
대부분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있는 일들.

대표적인 게 냄비근성 이야기.

대중에 대해서 빠삭했던 히틀러와 괴벨스는
'대중'은 냄비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이전에도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었다)


"대중의 이해력은 아주 작고, 잊어버리는 능력은 엄청나다."-아돌프히틀러 <나의 투쟁>






비단 '냄비근성' 뿐이랴...





그러니까 우리나라만 너무 한심하다고
비하하지 말자...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한심하다고 생각하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Ancco 2012. 8. 1. 19:30

 

참여저널리스트 조슈아포어. 이 사진은 암기를 하기 위한 장비를 모두 장착한 모습이다.

방음귀덥개는 캡틴아메리카 컨셉인둡?

 

 

 

토익 단어가 너무너무 안 외워져서 내 머리를 저주하고 있던 중 보게 된 책 광고.

어떻게 그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되었을까?

정말 솔깃한 문구였다. 단어가 안 외워져서 절박했기 때문에 책을 사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책의 도입부에서 그는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전미메모리챔피언쉽 경기장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그는 거기서 만난 기억술 멘토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1년만에 전미메모리챔피언쉽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따게 된다.

 

저자 조슈아포어는 자신이 건망증이 심하다고 누차 고백한다. 다시 말해서, 자기 같은 건망증 환자도 얼마든지 기억술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슈아포어가 기억력 향상을 위해서 매일매일 했던 훈련은 기억술계에서는 최신 훈련법이었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  미국은 기억술계에서는 후진국에 속하는 편인 것 같다. 그에 반해 유럽은 기억술계의 무림이나 다름없다. 유럽에서 1등이라면 전세계에서 1등이나 같다고 봐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슈아포어의 기억술 멘토들은 유럽인 기억술사들이었다.

 

책에서는 기억에 대한 거의 일반적이고 유명한 역사들과 정설들을 소개하고, 기억에 관련된 연구와 인물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다. '기억'에 대해서 좀 알아봤다면 꼭 들어봤을 이름 '시모니데스', '기억의 궁전', '토니부잔', '비고츠키'.

아마 교육심리학 과목에서 인지심리학 파트에서 나오는 비고츠키가 등장했을 때 부터 책에 더욱 몰입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인지심리학자들이 많이 나온다. (심지어 에릭슨까지 등장했다!!!)

한편, 위에 열거한 이름들 중 '토니부잔' 그의 저서로 아주아주 유명한데, 대한민국 온 국민이 들어봤을 '마인드맵'을 창시한 장본인이다.

 

조슈아포어는 유럽의 젋은 기억술사들과 의견을 같이하는 듯 한데, 그들은 토니부잔을 똑똑한 장사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기억술로 사람들을 현혹해서 책과 강연을 판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과 어조가 무척 친숙하게 다가와서 나도 그들의 의견에 거의 동화되었는데, 그래도 토니부잔이 기억술에 대해서 하는 말 또한 솔깃해서 그의 책을 사고 말았다. 근데, 국내에서 출판된 토니부잔의 기억술 관련 도서는 자기계발서로 출판되었다는게 함정카드라면 함정카드. 난 자기계발류 도서를 선지국만큼이나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튼 기억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 자신이 기억에 대해서 취재한 내용 (관련 인물들에 대한 취재도 포함), 인지심리학자 에릭슨과 연대하여 스스로 피실험자가 된 내용, 젊은 기억술사들과의 교류등이 책의 내용이다.

 

가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들 중에는 기자 스스로가 취재 분야에 뛰어들어서 그 내용을 기사화 한 것들이 있다. 채식주의에 대해서 기고하기 위해 스스로 가장 철저한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이 되어 쓴 일지를 기사화 한 것도 있고, 하루동안 장애인 체험을 하고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살기 힘든 나라임을 폭로한 기자도 있다.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도 그런 종류의 기사에 속한다. 신문에서라면 한 칸, 잡지에서라면 한 두 장에는 담기 아까운 내용들을 모아서 나온 책이다. 물론 그는 본분이 기자이기 때문에 책을 내기 전에 잡지에 책 내용이 되는 일부분을 잡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논픽션이긴 하지만 딱딱하지는 않다. 책 내용은 취재였을 뿐만 아니라 체험이기도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억술 멘토였던 영국출신 동갑내기 에드쿡과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우정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도 솔솔 풍긴다.

그리고 맨 마지막, 그가 전미메모리챔피언쉽에서 우승했을 때의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은 슬럼독밀리어네어의 감동과도 비슷했다.

 

 

 

 

 

책을 구매했을 때에는 다 읽고 나면 순간기억능력을 얻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내 체험을 통해서 말하자면 버리는게 좋다. 기억술은 책 한 권 읽는다고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말하자면 '절차적 지식'을 주는 책이다. 최고의 기억술사가 '기억의 궁전'에 아주 강렬하게 기억을 심어놓았다고 해도 그 궁전을 반복해서 산책하지 않는다면 잊혀지고 말거라는 것을 늘 명심해야한다.

 

기억은 지식의 근본이다. 지식은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어야"한다. 이것은 기억이 지나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피상적인 정보가 기억이 되고 일련의 과정을 지나 마침내 지식이 되는 과정.

 

 

 

 

이 책을 계기로 해서 읽게된 또 다른 책 한권도 소개해야겠다.

 

 

 

재미있는 사실은 전혀 다른 작가, 국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지만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다뤄진 인물들이 이 책에서도 종종 나온다는 것. 그리고 비슷한 골자의 이야기들이 언급된다는 것.

 

같이 읽으면 많이 도움이 될 듯하다.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

저자
조슈아 포어 지음
출판사
이순 | 2011-08-1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어떻게 그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되었을까?보통의 두뇌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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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저자
요아힘 모르 지음
출판사
더숲 | 2012-04-2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내면화되고 우리 삶에 반영되는 것만이, 진정한 지식이다!인터넷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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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cco 2012. 7. 28. 18:47
http://www.vulture.com/m/2012/07/lupe-ontiveros-dead-at-69.html


<위기의주부들>에서 개비의 시어머니 마마 후아니타솔리스로 나왔던 Lupe Ontiveros가 암으로 사망했다.

시즌 8에서 회상신에서 수척해진 얼굴로 나왔을 때 좀 의아했는데, 암이었다니...

맥클러스키부인, 글로리아호지 등 이미 타계한 위주 배우들을 포함해 명복을 빕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Ancco 2012. 5. 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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