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Ancco 2012. 9. 18. 17:12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는 이 전에 내가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의 북리뷰에서 소개했던 책이다.

독일의 대표 주간지 <슈피겔>의 편집자들의 지식에 대한 고찰들이 엮여져 있다.

 

 

 

 "당신이 아침에 읽은 트위터 한 줄은 진정한 지식이 아니다!"

 책의 표지에 당당하게 적혀 있는 문구이다.

 그럼 무엇이 지식인가. 책을 뒤집어보자.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어야 비로소 지식이 될 수 있다."

 라고 붉은 글씨로 적혀있다.

 

 지식에 대한 위의 두 발언은 놀라울 정도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미 일상에서 모든 개인이 몸소 검증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는 잘 모르던 사실이기도하다.

 

 

 

 좀 더 기억을 잘 하기 위해서 샀던 책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다른 표현으로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은 "정보의 연계와 반복"이었다. 그리고 이이야기를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에서도 표현을 바꿔가며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육심리학을 배우면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배웠던 부분은 인지심리학 파트였다. 거기서 나오는 비고츠키나 에릭슨의 이름을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도 만났을 때, 1년전에 했던 수업 내용들이 생각났다. 또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만난 시모니데스를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에서 또 만났을 때는 절친한 친구를 시내에서 우연히 만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가 높아졌다. 기억은 이런 것이다. 그리고 파편의 기억이 비로소 나의 지식이 되었다.

 

 

 

 기억력에 대해서 관심있는 사람들이 기억력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하다보면 꼭 나오는 인물이 있다. 토니부잔이다. 마인드맵의 창시자, 기억술의 대가, 수많은 시를 창작해낸 시인, 기억술 전도사. 그가 고안해낸 기억력 장치인 마인드맵은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기억과 지식에 대해서 깊은 통찰의 결과물임은 분명하다.

 

 새학년 새학기 첫 수업 때 교과서 목차부터 보자는 선생님들이 있다. 상급 학교나 수업에서도 목차부터 훓고 시작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목차와 마인드맵은 비슷하다. 체계화 되어있고 계열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토익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명도서 해커스노랭이 또한 비슷하다. 주제별로 단어들을 엮어놓았고 나중에는 주제와 연관지어서 단어의 뜻을 기억해 낼 수 있다.(단, 얼핏 주제와 상관없는 단어들도 많으므로 본인만의 계열화가 필요하다.)

 

 지식이 기억에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지식 또한 그렇다. 단순히 좋고 의미있는 말이라고 해도 그게 내 관심과 가치관과 인생에 관련이 있어야하고 또 나아가서는 사용되어야지 진정한 지식으로 굳혀 질 수 있다.

 

 좋은 칼럼들이 많이 올라오는 네이버캐스트에 보면 <오늘의 심리학>이라는 코너가 있다. 종종 창의력과 기억에 대한 칼럼들이 올라오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이야기들 대부분이 이미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와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에서 내가 읽은 정보들이다. 다시 말해,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어야 비로소 지식이 될 수 있다."

 라는 뜻의 말이 또다른 표현으로 쓰여있다는 이야기다.

 

 

 

 지식이 여과되고 연계되고 이용되고 발전되는 것이 무엇일까.

 

 내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싶다. 내가 좋아하는 미드 <위기의주부들 시즌8>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다. Prosecutor(기소검사)이다. 다른 장(章)에서 Prosecute(기소하다)나 Accuse(고발하다, 혐의를 제기하다)나 Lawsuit(소송, 고소)와 같은 관련 표현이 나오면 저절로 Prosecutor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중에 드라마에서 재판 장면이 나오면 관련 단어들이 포도송이 처럼 생각나곤 한다.

 

 또 이런 경우도 있었다. 영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 혼혈왕자의 책을 읽던 해리가 "Binding is fragile"이라고 말 했을 때는 Fragile의 뜻을 몰랐지만 나중에 공항에서 내 수트케이스에 붙어있던 "FRAGILE"태그를 보았을 때에 영화의 그 장면이 떠오르면서 뜻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Vulnerable((~에) 취약한, 연약한(신체적・정서적으로 상처받기 쉬움을 나타냄)) 이라는 단어를 외울 때에는 그 밑에 (≒Fragile)이라고 써놓았다.

 

 

 

 여과, 연계, 이용, 발전 중 아직 발전까지는 못 간 것 같지만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외우고자 할 때에는 늘 여과해서 내 안의 무언가와 연계하려고 노력한다. 말 하자면 어딘가에 새로운 정보를 걸어 놓는 셈이다. 주로 그것들을 걸어놓는 곳은 내가 경험한 것들이다.

 

 시중에 쏟아져나오는 자기개발서들을 보면 떠오르는 책 속의 한 구절이 있다.

 "교육수준과 지혜는 연관성이 적습니다.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 지혜로운 답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능이 높은 사람들 중에 자기 가치관과 경험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07쪽의 대담에서 나오는 말이다. 자기계발서들이 똑같이 말 하는 것은 (저자들의 출신 분야들이 다름에도 불구하고)노력이다.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것 쯤은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보면 누구나 아는 사실들이다. 노력을 하지 않고 돈이 많은 사람들, 이를테면 재벌의 자식들은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예전엔 미처 몰랐지만 우리 엄마는 참 지혜로운 분이다. 가끔은 내가 아는 교수님들 보다 더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리 내가 교육을 받아도 엄마의 지혜는 따라 갈 수 없을 것 같다. 엄마는 난처한 상황에서 훌륭한 '기지(機智 : 경우에 따라 재치 있게 대응하는 지혜. )'를 발휘하셔서 우리 가족을 지켜내셨다.

 그런데 우리 엄마도 그 시대 대부분 여자들 처럼 고등학교 까지 밖에 공부를 하지 못하셨다. 하지만 엄마는 많은 일을 겪으셨고 그 때마다 엄마 나름의 지식을 쌓으셨을 것이다. 내가 엄마를 따라갈 수 없는 건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 갈 수 없는 것" 처럼 엄마보다 늘 뒤늦게 깨닫기 때문인 것 같다. 엄마는 내가 알 수 없는 것들을 이미 30년 전 부터 경험했기 때문이다.

 내가 SNS의 휘발성 강한 말이나 책 한장 더 읽었다고 해서 엄마 앞에서 잘난체 할 수 없는 이유다. 설령 잘난체를 한다고 해도 진짜로 더 잘나게 될 수는 없다.

 이것 또한 지식의 한 본질이 아닐까?

 

 

 

 

 

 

 

 

 

참고 : 네이버캐스트

<어떻게 하면 기억을 잘할 수 있을까?>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5589

<기억술의 비밀>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2276&category_type=series

<지식효과>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1350&category_type=series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저자
요아힘 모르 지음
출판사
더숲 | 2012-04-2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내면화되고 우리 삶에 반영되는 것만이, 진정한 지식이다!인터넷과...
가격비교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

저자
조슈아 포어 지음
출판사
이순 | 2011-08-1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어떻게 그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되었을까?보통의 두뇌로 기...
가격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