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Ancco 2022. 4. 25. 13:29

답답하다.
직장을 옮기고 부쩍 쓰고 말 하는 능력이 필요한 일이 많아졌다. 이전 직장에서는 설명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일이 많았기에 지금 같은 곤혹스러움이 덜했다. 반면 지금은 직속 상사, 임원을 거쳐 최고경영자에게 까지 전달되는 서류와 보고가 많이 필요하다. 단 한번도 직접 대화 해 보지 못한 최고경영자를 이해 시켜야한다니. 매번 답답하다.
익명의 사람에게도 자기소개서와 경력기술서를 써서 보냈던 나였다. 난 어떻게 그런 글을 써서 마침내 설득시켰을까. 그 때의 나는 이직에 한 맺힌 귀신에 접신했던건지, 지금은 감도 안 잡힌다.
보고서 양식을 열 때 마다 무슨말인지 아리송해 하는 상사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데에 기대고 싶어서, 요즘은 김하나 작가의 "말하기를 말하기"를 읽고 있다.
하루종일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다가 집에 와서 또 말하기에 대해 읽으려면 신물이 날 수도 있지만, 김하나 작가 목소리와 말투를 떠올리며 읽으면 오히려 위로받는 면이 더 크다.
말도 글도 계속 하다보면 늘지는 않더라도 덤덤해지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