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Ancco 2017. 11. 26. 14:14




대학교 1학년 3월, 어느 신입생이든 한다는 신고식을 치루던 날이었다. 영문도 모른채, 생판 처음 보는 선배들 한테 싸가지 없다 소리를 들으며 인사 연습을 ‘당했던’ 날이 있었다.
전 해에 똑같이 당했던 신입생들이 나도 선배가 되면 반드시 되물려주어야지 벼뤘음이 분명했다.
그 날 적어도 나는 선배에 대한 예의는 고사하고 반감만 가득 얻었다. 그렇게 우리에게 혹독하게 인사를 가르쳤음에도 그들 중엔 교수님에게도 목례 한 번 하지 않는 이도 있었으니.
그 날 이후 진저리가 나서 졸업 할 때 까지 그런 행사에는 일체 참석하지 않았었다.
그 시기, 모든 학과가 그런 유치한 이벤트를 했었다. 그러나 옆집, 국문과는 오순도순 모꼬지를 갔다고 했다.
그 해 학회장이었던 언니가
“우리 국문인은 지성인이니까 말로 해도 통한다.”
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이후 평생 그 말을 새기며 어지간하면 말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심각한 일로 소리 지르며 싸운 적이 없지는 않다)
정말 그렇다. 거의 모든 문제는 말로 해서 해결 할 수 있음이다. 가끔 주먹이 더 가깝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마음속으로 영광송 한 번 바치면 넘어 갈 수 있는 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