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액츄얼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4.12.28 달지만 사실, 쓰기도 한 사랑 (러브 액츄얼리)
posted by Ancco 2024. 12. 28. 12:58

러브 액츄얼리를 보는 건 매년 11월 부터의 리츄얼이다.

영화는 성탄 5주 전 부터 사람들의 저마다 성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영화 초반엔 모두가 설레고 들떠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도 관객도 겪어봐서 알겠지만,
성탄 당일을 씁쓸하게 보내는 해도 더러 있다.

난 그래서 러브 액츄얼리를 좋아한다.
성탄절이라고 해서
모두의 사랑이 이루어 지지도 않고
모두가 벅찬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기 때문에.

캐런(엠마 톰슨 분)과 해리(앨런 릭맨 분) 커플이나
새라(로라 리니 분)과 칼(로드리고 산토로 분) 커플의
이야기가 그렇다.

특히 새라의 크리스마스는 애처롭다.
분명 사랑하는 가족과 보내긴 하지만
올해 만큼은 다른 성탄을 꿈꿨기 때문이다.

짝사랑 해왔던 동료 칼도 자신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얼마나 행복했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한다는 건 기적이다.
새라에겐 그 해 성탄이야말로
응답을 받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새라에겐 시도 때도 없이
그녀에게 전화하며 집착하는 오빠가 있다.

영화 초반, 야근 중인 새라의 옆모습을 롱숏으로 찍은
씬에서 그녀와 오빠의 관계를 설명해주고 있다.
Burden, 부담.
사무실에 사진을 둘 정도로 사랑하지만 부담스러운 가족.
새라와 칼의 첫 데이트를 잔인하게 망쳐버린 것도 오빠다. 그럼에도 새라는 오빠와 성탄을 보낸다.
가족이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성탄을 맞이했고 마무리 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표현 중,
“다사다난”이라는 말 보다 걸맞는 표현이 있을까.
저마다 각자의 의미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겠지만,
모두 비슷하게 행복으로만 다사한 새해를 꿈꿀 것이다.

그래서 러브 액츄얼리에서는 마지막 시퀀스에서
1월 어느날의 히드로 공항을 보여주며 끝난다.
새로운 시작인듯 하면서도 익숙한 사람들을 보여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