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보고
시금치 된장국
Ancco
2024. 11. 6. 11:09
자취하던 시절 나는 일절 요리를 하지 않았다. 회사 일만으로도 벅차고 정신이 없어서 음식을 해 먹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점심, 저녁은 회사에서 먹고 퇴근길에 근처 마트에서 주전부리를 사다 먹곤 했다. 내가 살던 자취방의 부엌은 입주하던 날의 상태 그대로 퇴거까지 물기 하나 없는 뽀송한 채로 있었다.
하지만 육아휴직 6개월 차, 난 나물을 직접 무치기까지 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내가 신기한지 엄마는 본인 가게에서 파는 식재료를 우리 집으로 날라 주시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완성된 반찬 상태로 받아왔지만 요새는 그냥 아무 채소나 식재료를 냅다 가져다주신다.
“유튜브 찾아서 해 먹어.”
어제는 시금치와 두부와 가지와 고구마 콩나물을 냅다 갖다주셨다. 아침나절 아기와 실컷 놀고 시금치 된장국을 만들었다.
정해진 레시피는 없고, 그냥 간 될 때까지 된장을 풀고 다듬은 시금치를 넣고 두부를 썰어서 넣었다.



이렇게 한 이틀 먹을 된장국을 만들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잘 지나간다.